웰치스 포도맛

2013. 11. 27. 21:44 from 0.1


1.

  사람들은 내가 단순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내가 우직하다고 했지만, 먹이를 주고 보살펴 주면 잘 따른다며 한 말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은 나를 몸집이 크고 튼튼한 개에 비유하고는 했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잘못 알고 있다. 나는 무턱대고 아무나 따르는 바보가 아니다.


 나는 이미 주인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해도 상관없었다. 다만 내가 슬퍼지는 것은, 다만 내가 슬퍼지는 것은, 대왕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대왕께서도 그렇게 여기신다면, 하는 것이었다. 대왕께서도 나를 몰라주신다면. 하지만 내가 하는 것, 내 것은 모두 대왕 때문이요, 대왕을 위함이었다. 내가 단순하다면 그것은 대왕을 위한 것이고, 내 우직함은 대왕을 위한 우직함이었다. 나는 대왕을 위해 몸집이 크고 튼튼한 개가 되기를 바랐고, 오직 대왕을 위해 성년을 기다렸다.



2.

  우리의 북쪽 땅에 대왕의 날이 왔고, 나는 아직껏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기다리는 것 또한 대왕을 위한 것이었지만, 오늘은 모든 것이 대왕을 위했으므로 대왕을 위하는 모두가 모여들었다. 대왕께서는 대왕을 위하는 모두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셨고 나는 그 말석을 쫓아 앉았다. 양쪽으로, 대왕을 중심으로 해서 여러 요정과 사람들이 퍼졌다. 좌로, 우로, 모두 대왕을 위함이었다. 좌우에서 번갈아 가며 요정과 사람이 한 번씩 나서 대왕을 축하하고 말이 끝날 때마다 그것들을 모아 축배에 담아 마셨다. 중앙의 대왕께서는 그 모든 말을 함께 듣고, 모든 잔을 함께 드셨다. 그 주배가 입술에서 떨어질 때의 웃음이 있었다.


 좌를 거쳐, 우를 거쳐, 대왕의 한 번이 왔을 때, 나는 자리를 넘었다. 좌우를 옆에 두고 중앙을 보고 섰다. 하얀 잔을 들고 일어나셨던 대왕께서 나를 내려다보셨다. 상아 술잔처럼, 붉은 물이 들고 너그러운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셨다. 하도르, 하고 부르셔서,

  「저도 축배를 들겠습니다.」

말했다. 대왕만이 다시 부르셨다. 좌도 우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대왕만이 다시 부르셨다, 하도르,

  「너는 아직 어리구나.」

너는 마시지 말거라. 그러나 나는 자리를 넘었다. 저도 축배를 들겠습니다, 한 잔, 한 잔만 들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 가장 큰 잔을 골랐다. 한 잔만 들겠습니다. 포도주가 넘칠듯한 그 잔을 아슬하니 두 손으로 받쳐 높이 들고, 그 잔이 축사를 하여라, 축사를 담아라, 해서, 외쳤다. 모든 것은 대왕을 위함입니다! 대왕께서는 그 말을 함께 듣고, 그 잔을 함께 드셨다. 축배가 대왕의 입술에서 떨어졌을 때 웃음이 있었다.







'0.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웰_치스 딸기_맛  (0) 2013.12.14
니르나이스  (2) 2013.11.24
핀곤과 마에드로스  (0) 2013.10.27
Posted by 숲울 :